미국식품의약국(FDA)이 26일 여성의 질염 치료제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플루코나졸'에 경고조치를 내렸다.

경구용 플루코나졸이 저용량으로 유산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임신 여성에게 처방을 자제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만성적인 외음질 감염이 있거나 재발한 임신부에게 국소용 항진균제만을 사용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플루코나졸 경구용제는 크립토콕쿠스뇌수막염(cryptococcal meningitis)뿐 아니라 질, 구강, 식도 등 진균 감염 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약이다. 면역력이 약해진 암환자의 진균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처방된다.

2011년 FDA는 임신 초기 때 하루 400~800mg 용량의 플루코나졸을 만성적으로 사용하면 단두증, 구개열 등 기형아 출산 위험이 증가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150mg 저용량에 대해서는 적시된 바가 없었다.

이번 FDA 발표는 임신 7~22주에 진균 감염으로 경구용 플루코나졸을 복용한 여성에서 유산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는 덴마크 연구 결과를 반영한 조치다.

올해 초 미국의사협회지(JAMA 1월 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된 덴마크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임신기간 중 경구용 플루코나졸 사용군은 아졸(azole) 계열 국소 항진균제나 비사용군보다 자연유산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

이 연구에서는 경구용 플루코나졸 150mg 정제 1알 또는 2알이 주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FDA는 "덴마크 연구 결과를 포함해 임신 여성의 플루코나졸 사용에 관한 추가 자료들을 검토한 뒤 최종 방침을 정할 예정"이라며 "당분간은 임신부에 대한 처방을 주의해 달라"고 권고했다.

한편 플루코나졸 성분의 항진균제는 화이자의 디플루칸(Diflucan)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는 '디푸루칸 캡슐'이란 제품명으로 판매되고 있다. 그 외에도 국내 시판 중인 플루코나졸 성분의 항진균제는 260여 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