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평균 기대여명은 남녀 평균 약 81세다. 그러나 건강수명은 71세로 짧다. 약 10년 동안 질병을 앓는다는 얘기다.

수명의 '양'은 길지만 '질'은 이에 미치지 못해 체계적인 질병관리시스템 개발이 시급해 보인다.

보건사회연구원 고숙자 보건정책연구본부 부연구위원은 최근 '보건·복지 이슈&포커스'에서 '우리나라의 건강수명 산출'을 주제로 이 같은 사회적 건강관리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 부연구위원은 실제 건강수명을 산출하기 위해 국민들의 평균수명에 장애가중치를 적용했다.

먼저 2010년과 2011년 장애보정 건강수명을 산출한 결과 2010년은 70.44세, 2011년 70.74세로 각각 나타났다.

2010년 장애보정 건강수명의 경우 기대여명과 건강수명의 차이는 약 10.35년 가량이었다. 즉, 생애동안 살면서 10.35년 가량 질병을 앓고 살아간다는 의미다.

남성의 경우 2010년 기대여명 77.2세, 건강수명은 68.46세로 약 8.74년으로 생애동안 질병없이 보내는 비중이 약 88.68%였다.

여성의 경우 기대여명은 84.07세, 기대여명은 72.21세였다. 생애동안 질병없이 보내는 비중은 85.89% 수준이었다. 기대여명과 건강수명 모두 여성이 남성에 비해 길게 나타났지만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기간은 여성이 더 취약하다고 할 수 있다.

2011년 장애보정 건강수명의 경우 70.74세로 2011년의 기대여명이 81.2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10.46년 동안 질병을 앓고 살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의 경우 건강수명은 68.79세, 여성은 72.48세로 남녀 간 3.69년 차이가 있었다.

2010년과 2011년 결과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 이 기간 동안 건강수명은 0.3년 정도 개선됐다. 남성은 건강수명(0세 기준)이 전년대비 0.33년 증가했고, 여성은 0.27년 늘었다.

2010년 남녀 건강수명 격차는 3.75세였지만, 2011년 들어 3.69년으로 나타나 성별 격차는 다소 줄었다.

만성질환이 문제…"포괄·연속적 건강관리 프로그램 필요"

이 같이 기대여명와 건강수명의 차이는 주로 만성질환 때문에 벌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그만큼 고혈압 등 만성질환 관리를 포괄적이고 연속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중요한 것이다.

고 부연구위원은 "환자들의 지속적인 자가관리를 위한 효과적인 방안과 전략을 마련해 환자 스스로 변화를 유도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자기효능감(Self-Efficacy)'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우선 건강한 인구를 대상으로 건강생활습관을 지원하고 건강위험인자인 고혈압과 고콜레스테롤 등을 보유한 경우 자가관리가 가능하도록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고위험 만성질환자나 복합만성질환자의 경우 등록·관리를 보다 강화하고, 고령자는 복합적 다제복용 약제에 대해 주기적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됐다.

아울러 그는 "고도 복합성만성질환자는 전반적인 사례를 관리해 질병이 악화되지 않도록 하고, 의료서비스를 사회적 돌봄 서비스와 연계시키는 서비스 전달체계도 구축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