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평가원 정책연구소 연구 결과]

우리나라 노인 환자 10명 중 7명 이상이 이른바 '노인 주의 의약품' 처방에 노출되고 있어 약물 사용 안전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에서 특히 외래 환자들은 클로르페니라민과 디아제팜, 멜록시캄에 주로 노출됐다.

10명 중 1명 이상이 65세 노인으로, 고령화가 급격히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다제 약제복용 시 노출될 부작용을 관리할 입체적인 처방·조제지원 서비스(DUR) 적용이 필요한 시점이다.

심사평가원 정책연구소(소장 윤석준)는 최근 '노인 주의 의약품 사용에 대한 DUR 수행방안'(연구책임자 김동숙 부연구위원) 연구 결과를 내고 노인 주의 약제 사용 관리에 대한 함의점을 제시했다.

29일 연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급속한 고령화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인들의 다제·중복 복용과 마약류 장기복용 등 부적절한 행태가 극대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따라서 국가차원의 후향적인 노인 주의 의약품 관리체계 정립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이를 DUR과 접목하기 위해 가장 최근에 개발된 AGS '비어스 기준(Beers Criteria)'과 2011년 약제 처방 내역을 토대로 우리나라 노인들의 주의 의약품 복용에 대해 분석했다.

먼저 우리나라 노인 환자 단위로는 입원 70.7%, 외래 70.3%가 주의 약제를 처방받고 있었다.

노인 주의 약제를 1개 이상 처방받은 환자는 입원 64.3%, 외래 24.8%로 나타났다. 입원 환자 중에서는 통증이 49.1%, 중추신경계 28%, 위장관계 26.4%였고, 외래에서는 통증 41.4%, 중추신경계 36.3%, 항콜린제 29.6%로 비중을 차지했다.

여기서 가장 많이 사용된 노인 주의 약제는 입원 환자의 경우 디클로페낙 38.9%, 메토클로프라미드 37.4%, 메페리딘 23.8% 순으로 나타났으며, 외래는 클로르페니라민 32.8%, 디아제팜 30.9%, 멜록시캄 20.1%으로 각각 처방받았다.

환자 단위에서 살펴보면 노인 환자가 처방전 1장에서 처방받는 평균 성분 수는 3.96±2.08개, 환자당 한달동안 처방받은 성분 수는 7.25±4.8개였다.

30일 이상 처방받는 환자 중 매일 복용하는 약 성분수는 3.94±2.6개로 나타났다. 10개 이상 성분을 처방받는 환자는 전체의 26.6%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들이 여러 병의원에서 여러 약제를 처방받을 때 노인 주의 의약품을 복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의료기관별로는 치과에서 개선이 필요했다. 분석대상 90.28%이 처방전 1장 이상에서 노인 주의 약제 처방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3개 이상 또는 처방전 전체 성분(3개 이상)이 노인 주의 약제인 경우는 의원이 가장 많았다. 소수의 치과에서 전체 처방전의 8.05%와 7.41%를 차지해 계도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DUR 차별화 기능에 후향적 수행 접목 필요

연구진은 노인 환자들의 투약 주의를 알린다는 점에서 DUR 기능의 차별화에 대해 고찰했다.

일반적으로 DUR은 청구 S/W에 덧붙이는 프로그램으로, 중복금기 처방과 조제 단계에서 자동으로 경고를 주는 기능이 대표적인데, 노인 주의 약제의 경우 기존과 다른 수준으로 알리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경고를 띄우지 않더라도 유의사항으로 처방·조제 화면 상단에 별도의 창을 생성시켜 의약사에게 이를 알리는 방안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후향적인 DUR 수행도 검토할만 하다. 전산적인 DUR 이후에도 약물을 적정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자료를 개발해 요양기관에 배포하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텍사스주의 경우 다제약물 처방을 한 의사를 대상으로 후향적으로 중재해 효과를 보기도 했다.

이 밖에도 연구진은 주의가 필요한 의료기관에 타 기관과 비교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해 피드백을 유도하는 방법도 고안해볼만 하다고 제안했다.

연구진은 "노인 약제 DUR 점검이 확대되거나 후향적 DUR이 활성화 된다면 증가하는 노인들의 안전한 약제 사용에 기여할 수 있고, 부작용 발생을 감소시켜 부가적인 의료이용까지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