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5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세계 36개 선진국을 대상으로 삶의 질 수준을 '행복지수'로 환산한 결과를 발표하였는데 여기에서 한국의 행복지수는 하위권인 27위이며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국가는 3년 연속 1위를 차지한 호주로 나타났다.

이러한 근거 자료로 OECD는 36개국의 주거·소득·고용·공동체·교육·환경·시민참여·일과 생활의 균형·건강·삶의 만족도·안전 등 11개 생활영역을 반영하는 지표를 토대로 하였음을 공시했고 이를 바탕으로 '행복지수(Better Life Index)'를 산출해 발표 하였다고 하였다.

조사 대상은 OECD의 34개 회원국과 브라질·러시아 등을 포함해 36개국이었고 행복지수는 각 생활영역을 10점 만점을 기준으로 평가했다. 행복지수에 사용된 모든 지표에 동일한 가중치를 부여해 계산한 결과 한국은 안전(9.1)과 시민참여(7.5), 교육(7.9) 같은 영역에서는 높은 수준을 보였지만 환경(5.3), 일과 생활의 균형(5.0), 건강(4.9), 삶의 만족도(4.2) 등에서는 하위권에 머물렀다.

OECD 국가의 행복을 설명하는데 있어 중요한 두 요인은 안정된 삶과 소득분배의 공평성이었다. 특히 안정된 삶을 위해서는 일과 생활의 균형 지수(WLB)가 중요한데 한국은 이 일과 삶의 균형지수(WLB)에서 33위에 불과했으며 이는 한국인의 연평균 노동시간이 2090시간으로 OECD 회원국(평균 1776시간) 가운데 가장 긴 국가에 속했기 때문이다. 또한 일주일에 평균 50시간 이상 일하는 직원 비율도 36개국 중 네 번째로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단순 수치로 비교해 볼 때 우리나라의 노동시간은 결코 적은 편이 아니다. 그 중에서도 소위 전문직이라 말하는 우리 약사의 근무시간은 일일 평균 10시간에서 12시간이고, 대부분의 약국이 주 6일 운영하기에 약국 근무 약사는 주 6일 근무를 기본으로 하며, 이들 약국에서 근무하는 약사들에게 주당 근무시간은 평균 55시간에서 68시간 정도 된다.

물론 약국의 위치와 주변 병원의 진료시간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약사의 근무시간은 아무리 적게 잡아도 결코 적은 편이 아니다. 따라서 약사의 일과 생활의 균형(WLB) 수치는 한국인의 일과 삶의 균형 지수인 5.0을 훨씬 밑 돌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수도권이나 교통이 복잡한 대도심에서 살면서 약국으로 출퇴근에 소요되는 시간까지 감안한다면 약사들의 노동시간은 가히 초인적이라 할 수 있다. 과연 우리 약사들은 이러한 열악한 근무 현실 속에서 어떻게 삶의 행복과 자기개발, 가족과의 대화를 통한 공감대 형성 등의 최소한의 일과 삶의 균형이 가능할 수 있을까?

특히 주5일제의 시행으로 일선 약사가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더 커져 약사 자신도 힘들지만 약사가 속한 가족도(특히 자녀들) 약사의 업무시간과 맞추기 위해 상대적으로 삶의 균형이 흔들리고 상대적 소외감을 느끼는 경우가 다른 직업에 비해 더 자주 발생하게 되는 것도 또 하나의 문제로 대두 되고 있는 현실에서 이제 약사들은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지극히 기본적인 경영논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상대적 박탈감이 개개인의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것을 경영학에서는 상대비교효과(peer effect)라 하는데 과거에는 상대적 박탈감을 주로 소득의 격차에서 느끼는 경우가 많았으나 오늘날에는 이를 정서적 안정과 휴식의 격차에서도 느끼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제는 약국경영이 바뀌어야 한다. 근무하는 약사 자신이 즐겁지 않은데 그곳에 같이 근무하는 직원들이 과연 행복할까? 근무하는 약사 자신이 쉬지 못해 일에 지쳐있는데 과연 그런 약국에서 일의 능률이 오를까? 이러한 현실 속에서 무슨 경영학 논리가 효과를 볼 것이며 어떻게 수익 창출을 위한 훌륭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을까? 같은 약사로서 너무 안타깝고 걱정되기에 잠시나마 이 글을 통해 대안을 거론해본다.

그렇다면 약사들은 어떻게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어 낼 수 있을까?

첫째 대안은 먼저 약사들의 마인드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노동 시간과 수익이 비례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과감히 근로시간을 줄이고 약국 문을 연 시간에 최선의 업무효과를 내어 효율적 경영을 꾀해야겠다는 기업가 마인드가 필요하다.

그러면 어떻게 최선의 업무효과를 내어 효율적 경영을 할 수 있는가?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 약국의 일을 분담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약사가 해야 할 일'과 '약사가 하지 않아도 될 일'을 먼저 구분하여 약사가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직원에게 믿고 맡겨야 한다. '꿈의 직장'과 행복한 직장을 만들기를 연구하며 행복기업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는 핸리 스튜어트는 '행복한 직장 만들기 10계명'에서 제일 먼저 강조한 것이 직원을 믿어라 라는 말이었다.

즉 약사가 모든 것을 관여하고 컨트롤하려고 하지 말고 약사가 꼭 해야 할 업무인 조제와 복약지도, 일반의약품 판매와 결제 등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직원에게 전담하고 일임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의 경영마인드 변화와 그에 따른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약국 업무 프로세스의 개선과 개발이 필요한데 업무 프로세스의 향상은 먼저 조직 리더의 마인드 변화에서부터 비롯된다는 것은 이미 경영학에서는 상식으로 통용되고 있다. 그러기에 우리 약사들의 기업 경영마인드의 습득을 통한 경영자의 마인드 변화를 먼저 강조하는 바이며, 그에 따른 약국 업무의 실무적 계획과 실행 프로세스 준비를 각자의 약국에 맞게 차분히 진행하는 것을 첫 번째 대안으로 제시한다.

만약 약사 혼자 이 모든 과정을 진행하기 힘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거나 본 필자에게 문의하여 도움을 청하여도 되며, 스스로 하려면 먼저 자신의 약국업무를 한번 머리속에 그려보고 그 업무의 진행과정에서 오늘 당장에 직원에게 맡겨도 되는 업무가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보는 것으로 시작 해보기를 제안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