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기업이 공동으로 생산한 의약품이 국내에 처음으로 반입됐다.

녹십자(www.greencross.com)은 지난해 9월 평양에 준공한 남북합작공장 '정성녹십자제약센터'에서 생산한 의약품을 지난 주 인천항을 통해 들여왔다고 16일 밝혔다.

이번에 통관된 북한산 의약품은 혈전에 의해 발생하는 뇌졸중, 심근경색 등의 심혈관 질환 치료제인 '유로키나제'의 원료의약품으로서 사람의 소변에서 특정 성분을 추출한 후 이를 정제해서 만든 것이다.

최근 북한으로부터 들여온 원료의약품은 10만 I.U(국제의약품단위: International Unit)의 유로키나제 완제품 약 3천병을 만들 수 있는 양으로써, 이번에 녹십자BT가 완제품 생산을 맡게 된다.

녹십자 관계자는 공장준공 이후 신제품 생산을 지속한 결과, 생산공정 및 품질관리가 국제수준으로 안정화되고 남북간 물류시스템 문제가 해결됨으로써 본격적인 반입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품질검사 결과 기존의 중국산에 비해 우수해, 올해 하반기부터 월 2만병 규모로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녹십자는 또한 현재 평양 합작공장이 연간 30만 병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전량을 제 3국 수입에 의존해 오던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북한산 의약품 반입은 내국간 거래로 간주돼 제 3국에서 수입할 때 부과되던 8%의 관세를 면제받게 됨으로써 국제 유로키나제 시장에서 원가절감에 따른 가격경쟁력을 얻게 됐다.

또 물류비용은 중국에서 수입할 때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향후 육상수송이 가능해지면 물류비용 측면에서도 상당한 비교우위를 갖게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녹십자측은 이러한 경제적인 메리트를 살려 추후 단계적으로 원료의약품 공급선을 북한으로 대체하고, 장기적으로는 평양 합작공장에서 유로키나제 완제품도 생산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편 '정성녹십자제약센터'는 생산설비는 녹십자가, 공장부지와 건물은 북한의 조선광명성총회사가 각각 300만달러씩 투자해 지난 95년부터 추진, 설립한 합작회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