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 제약회사와 도매업소와의 기존 의약품 공급계약서가 불공정약관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내려져 업계에 적잖은 파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이남기)는 최근 일양약품(대표 정도언)의 상품공급계약서를 심사한 결과 상품공급제한 및 중단조항 등 10개 조항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위반되는 불공정약관조항으로 의결하고 이들 조항을 수정 또는 삭제하도록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번 시정명령으로 의약품 등 제조업체가 도매업소와의 의약품공급계약체결시 과도하게 일방적으로 요구해온 불공정한 약관 조항의 내용 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정위가 의결한 일양약품의 주요 불공정조항 유형은 ▲상품공급제한 및 중단조항 ▲손해배상 면책 조항 ▲반품비용 부담조항 ▲장비반환조항 ▲계약해지 조항 ▲변제충당조항 ▲지연손해금 부담조항 ▲계약내용 변경조항 ▲계약기간 연장 조항 ▲관할법원 조항 등이다.

공정위는 일양약품의 물품공급 중단과 관련한 조항에서 '기타 제한의 사유가 있을 때', '을이 본계약 각조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을 때'와 같이 그 사유를 포괄적이고 불분명하게 규정한 것은 공급자의 자의적인 공급량 조절을 통해 이를 다른 목적에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에게 부당하고 불리한 약관조항이라며 사유를 구체적으로 열거하도록 명령했다.

공정위는 또 물품공급이 제한되거나 중단돼 대리점에서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 그 손해를 일양약품이 배상할 책임이 없다고 규정한데 대해 대리점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일방적으로 배제하는 조항이라고 규정했다.

이와함께 일양약품의 귀책으로 인정하는 경우에만 반품이나 교환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반품시에 발생하는 비용을 대리점에 부담시키도록 한 것은 부당한 조치라고 판결했다.

아울러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하고 재계약 여부에 대한 의사표시가 없을때에는 자동적으로 연장되며 이러한 경우는 계약기간이 없는 규정한 것도 일양약품이 30일 이전에 해지의사를 표시하는 경우 언제든지 해지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해 놓아 대리점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조항이라며 시정을 내렸다.

이밖에 일양약품은 담보물의 처분이나 충당에 있어 일양약품이 임의로 처분 충당할 수 있도록 하고 이에대한 이의제기를 금지하도록 규정해 시정명령을 받았다.

[자료실] 일양약품 상품공급계약 불공정약관 시정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