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감기나 천식은 태아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서 약물치료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8일 ‘임신 중 약물사용, 제대로 알자’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임신부들이 가장 걱정하는 약물사용례를 소개했다.

학회에 따르면 임신 중 약물투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임신주수이다. 수정 후 2주 또는 마지막 생리시작일로부터 임신4주까지는 ‘all or none’ 원칙이 적용된다.

이 시기에는 약물로 인해 세포가 피해를 입으면 임신 전체가 소실되거나 기형 위험없이 자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수정 후 3~8주는 태아의 기관이 형성되는 시기로 심장과 중추신경계의 틀이 완성되므로 심장기형을 유발할 수 있는 약물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이어 귀와 구개가 형성되는 수정 후 8주 말경에는 구개열이 발생할 수 있고, 수정 후 9주에서 분만까지는 장기와 뇌 등 기능적인 발달이 이뤄져 관련 기형을 유발할 수 있는 약물투약에 주의해야 한다.

증상별 약물사용법을 보면, 임신초기 감기로 인해 태아가 고온에 노출되면 무뇌아 발생빈도가 4~5배 증가하고 합병증으로 폐렴이 오면 호흡기 바이러스성 감염을 일으킬 수 있어 감기약 복용을 무조건 꺼리는 것은 좋지 않다.

항히스타민제와 아스피린, 아세트아미노펜, 코데인 등이 감기약으로 안전하게 사용 가능하며, 대신 아스피린은 26주 이후 지연임신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천식은 악화되면 임신부와 태아에 저산소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반드시 치료 받아야 한다. 알부테롤 흡입제와 프로벤틸, 벤톨린 등이 권고된다.

입덧도 항히스타민제나 항도파민제 등의 태아의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으므로 충분히 치료받을 수 있다.

또 임신후반기에는 위약이 역류해 식도염이 생길 수 있다.

위식도 역류나 속쓰림은 취침시 머리를 높이면 증상이 가라앉고 제산제 복용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임신 중에선 신장이 커지고 요관이 확장돼 방광염 및 요도염 등 비뇨기계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아목사실린, 암파실린, 세팔로스포린 등 페니실린계 항생제나 클린다마이신, 메트로니다졸 등이 안전성이 높고 독성이 적어 임신 중 사용 가능하다.

반면 메트로니다졸, 박트름 같은 항생제는 임신 14주 이전에는 피하는 것이 좋고 스토렙토마이신, 카나미이신 등 아미노클리코사이드 계열 항생제는 태아의 청력장애, 테트라사이클린은 치아 착색 및 근골격계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

아울러 ‘탈리도마이드’, ‘와파린’(쿠마린) 등은 태아기형을 유발할 위험이 있고, 에트레티네이트, 아이소트레티노인, 설리도마이드 등 여드름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은 사용해서는 안된다.

이밖에도 동위원소 약물, 일부 항고혈압제, 호르몬제, 항암제 등은 임신 중 태아 위험이 높아서 피해야 할 약물들이다.

학회는 “전체 출생아 중 약 2~3%는 선천성 기형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이중 의약품 및 화학제에 의한 기형은 약 4~5%에 불과하다”면서 “전문의와 상담한 뒤 약물을 복용하면 임신부와 태아 모두 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