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 신설 0순위로 꼽히고 있는 연세대와 고려대까지 복지부의 약대 정원 증원안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한국약학대학협의회(이하 약대협)가 복지부의 390명 약대 정원 증원안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데 이어 연·고대까지 복지부의 발표를 지역안배식 배정으로 규정하면서 향후 약대 정원 증원과 관련한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연·고대는 행정권역별로 약대 증원 규모를 배정한 복지부의 증원안을 교육과학기술부의 권한을 침해한 지역 안배식 배분으로 규정하고 일제히 강한 비판을 제기했다.

약대 정원 증원은 단순히 약사 배출의 문제가 아니라 신약개발 등 국가성장 동력을 위한 인재 양성이 전제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복지부가 생명과학 분야 인프라도 고려하지 않은 채 지역 배분에만 초점을 맞춰 증원안을 발표했다는 것이다.

광역시와 인접한 시·도의 경우 사실상 약대를 졸업한 인력들의 이동이 활발해 권역을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획일적으로 행정구역 상으로 분리해 지역별 약사 수요를 산출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고대의 이 같은 주장은 사실상 신설 약대에 증원인원 대부분을 배정한 것을 비판한 약대협의 논리와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특히 연·고대는 복지부의 증원안이 그대로 적용될 경우 현재도 6년제 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존 약대들의 문제점도 개선하지 못한 채 지방에 부실 약대만을 양산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고대의 경우 서울 본교에 약대 설립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복지부가 서울 지역에 증원 인원을 전혀 배정하지 않으면서 상당한 불만을 표출했다.

실제로 고대는 29일 서울대 약대에서 열린 약대협 기자회견에 박영인 약대설립 준비위원장이 약대 학장들과 함께 참석하는 등 복지부의 약대 증원안을 강하게 성토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고대 약대설립준비위원회 관계자는 "경기도에 100명을 배정하면서 서울에 증원 인력을 배정하지 않는 것은 고대에 약대를 신설하지 말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라며 "경기도와 서울을 구분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고대의 약대 설립은 약사 배출이 목적이 아니라 국가성장 동력이 되는 생명과학 분야, 약학발전에 이바지 하기 위한 것"이라며 "약대도 병원과 생명과학대학 등 인프라가 구축된 본교에 설립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송도국제화복합단지 내에 약대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연대는 복지부가 인천 지역에 50명을 배정하면서 고대와 상황의 차이는 있지만 복지부의 지역 안배식 약대 증원에 대해서는 강한 비판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연대 내에서는 복지부의 약대 정원 배분이 교과부에서 재검토 될 수 고대와 공동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들이 힘을 얻고 있다.

연대 약대설립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생명과학 분야 인프라도 없는 지역에 약대를 신설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지역안배식 약대 신설은 결국 부실 약대들만 양산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행정권역별 약사 인력 배분은 약사 면허가 광역단위별로 사용이 가능할 때나 적용될 수 있는 논리"라며 "고대와 공동으로 대응해 복지부의 정원 증원안이 교과부에서 반드시 재검토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