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소비자고발'이 바이러스가 원인인 감기에 세균 감염을 치료하는 항생제를 무분별하게 처방하고 있는 개원의들의 실태를 고발했다.

심지어 일부 의원들은 감기 증상이 전혀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항생제 등 감기약을 묶음처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3일 KBS 소비자고발은 ‘항생제 무분별하게 처방하는 의원들의 실태를 파헤친다’ 보도를 통해 감기 환자에게 항생제를 무분별하게 처방하고 있는 동네의원들의 실태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소비자고발팀이 직접 의원을 찾아 감기약을 처방받은 결과, 8곳의 동네의원 가운데 5곳이 초기 증상 감기에 항생제를 처방하는 등 상당수 의원이 감기환자에게 항생제 처방을 내리는 것을 당연시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일부 의원에서는 감기 증상이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항생제를 처방, 소비자고발팀이 찾은 의원 8곳 가운데 4곳에서 증상이 없는 환자에게까지 항생제 등 감기약을 처방했다.

특히 동일 의원에 감기 증상이 있는 환자와 증상이 없는 환자가 각각 방문해 처방을 받았음에도 항생제를 포함한 처방약이 정확히 일치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이로 인해 일부 약국에서는 동네의원의 항생제 처방을 환자에게 알리고 주의를 기할 것을 설명하는 장면도 목격됐다.

한 개원의는 "항생제를 쓰기 때문에 감기 치료가 잘 된다"며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으면 감기가 낫지를 않기 때문에 처방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개원의는 "2~3일 정도 약을 주기 때문에 예방차원에서 약을 준다고 생각한다"며 "바이러스에서 박테리아로 거의 100% 변한다"고 처방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동네의원들의 이 같은 항생제 선호는 의학적 관점에서는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초기 감기환자에게 약 처방보다는 휴식을 강조하는 미국 등 선진국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소비자고발팀은 지적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의원들의 처방전을 확인한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 의과대학 이안 폴 교수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전부 다 버려라. 자녀들이 이런 걸 먹지 못하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송재훈 교수 역시 "항생제를 쓸 필요가 없는 감기 같은 바이러스 질환에 일반 세균에 효과가 있는 항생제를 쓰는 것 자체가 치료효과는 없을 뿐더라 항생제 내성균이 유도되는 또 다른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고발팀은 우리나라 동네의원의 항생제 처방이 빈번하는 것은 항생제가 감기에 효과가 있다는 의사들의 오랜 믿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소비자고발팀은 제약사 직원들의 말을 인용해 의원들의 항생제 처방에는 경제적 목적도 한 몫을 하고 있어 리베이트 등로 인해 항생제 처방이 지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소비자고발팀은 "감기증상이 없는 사람들까지 항생제를 비롯한 감기약을 처방하는 모습을 보니 오랜기간 동안 의학공부를 한 의사들이 맞는 지 의심이 들 정도"라며 "아이에게까지 처방하는 모습은 어이가 없었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이에 소비자고발팀은 국민들에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료기관별 항생제 처방비율을 반드시 확인토록 하고 의원에서 감기에 항생제를 처방할 경우 이에 적극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