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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소니 당한 J&J 직원 목숨 구한 얀센 직원 이야기
어윤호 기자 2020-11-25 12:09:59



뺑소니 당한 J&J 직원 목숨 구한 얀센 직원 이야기
어윤호 기자 2020-11-25 12:09:59
회사 복귀하는 지현주 이사에게 음주 차량 돌진

퇴근하던 임지훈 차장의 빠른 조치로 인명피해 최소화


 ▲ 지현주 이사
[데일리팜=어윤호 기자] "정신이 들었을 때, 제가 차 밑에 깔려 있다는 걸 알았어요. 마냥 살려달라고 외치고 있는데, 누군가 제게 말을 걸었어요."

지난 2월 17일 밤 열한시,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늦겨울에 회식을 마치고 회사(LS용산타워)로 복귀하던 지현주(48) 한국존슨앤드존슨(J&J) AP 이사는 건물 후문에서 택시에서 하차 후 자신을 향해 돌진하는 승용차를 인식한 순간 정신을 잃었다.

자동차는 쓰러진 지현주 이사를 그대로 들이받고 왼팔을 깔아뭉갰다. 기절해 넘어지면서 오른쪽 어깨까지 다친 지 이사는 자칫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상황이었다.

천만다행이란 표현이 이래서 존재하는 것일까. 마침 늦게 퇴근하고 회사를 나서던 임지훈(37) 한국얀센(J&J 계열사로 같은 건물에 위치) 마케팅 차장은 '쾅'하는 소리를 듣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임 차장의 눈에 들어온 사고현장에는 더 큰 위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사고를 낸 차량이 무슨 일인지, 멈추질 않고 지 이사의 몸을 그대로 밟고 지나갈 상황이었던 것이다. 임 차장은 곧바로 달려가 우선 차량을 밀어냈다. 후일담이지만 그는 당시 지 이사를 보고 "이미 죽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차를 세운 임 차장은 운전자의 완전히 풀려 있는 두눈과 마주했다. '아! 음주운전이구나'라고 직감한 그는 운전자에게 내리기를 요구했다. 운전자는 예상대로 만취 상태였으며 증거를 위해 사진을 찍는 임 차장에게 횡설수설하며 사람을 치어 놓고 그자리에서 담배까지 피웠다고 한다.

임 차장은 우선 운전자를 놔두고 119를 부르고 지 이사에게 다가갔다. 다행히 지 이사의 정신이 돌아왔고 남편의 전화번호를 받아 가족에게 연락을 취했다. 사고발생 30분후 119구급차가 지 이사를 싫고 병원 응급실에 도착할 수 있었고 그녀는 응급수술을 받았다. 운전자는 당시 그대로 차를 두고 도주했고 후에 자수,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다.

 ▲ 불의의 사고 후 복귀한 지현주 이사와 생명의 은인 임지훈 차장
◆6개월의 재활…그리고 업무 복귀

양쪽 상완골 골절과 그로 인한 회전근개 파열, 지 이사는 말그대로 양팔을 잃을 뻔 했다.

근육에 핀을 박는 수술 직후 팔을 움직일수도 없었고, 일상생활은 아예 불가능했다. 깁스를 풀고 나면 팔을 쓸 수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이미 근육이 굳어 말을 듣지 않았다. 24시간 상주하는 간병인이 약 5개월 동안 그녀의 옆을 지켜야 했다.

결국 6개월의 기나긴 재활 끝에 그녀는 업무에 복귀할 수 있었다. 지 이사의 복귀에는 회사의 도움도 컸다. J&J는 수시로 지 이사의 몸 상태를 체크하면서 우선 파트타임 형태로 업무 복귀를 제안했다.

 ▲ 투병중인 지 이사의 팔상태(왼쪽)와 회사가 지원한 모니터와 의자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유연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던 이 회사는 몸이 불편한 지 이사를 위해 그녀의 집에 전용 모니터와 인체공학 의자(Ergonomics Chair)를 제공했다. 지 이사는 현재까지 재택근무를 통해 J&J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회사가 저의 복귀를 위해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 업무 복귀 후에도 회사는 나의 상태를 주기적으로 체크하면서 풀타임 전환 시기를 논의하고 있어요. 정상 복귀에 대한 불안감도, 빠른 복귀에 대한 압박도 주지 않고 온전히 '저'에게 맞춰 격려와 지원을 보내주고 있습니다."

 ▲ 임지훈 차장
◆생명의 은인과 합의금으로 진행된 공동 기부

"임 차장님은 말그대로 생명의 은인이죠. 정말 고마움을 말로 다 할 수 없어요. 어떻게든 보상하고 싶어, 합의금 중 일부를 감사의 표시로 제안했지만 한사코 거부했어요. 하지만 제 마음이 너무 무겁다고 재차 얘기했더니, 공동명의로 어린이재단 기부를 제안하더라고요."

사람의 생명을 구했지만 임 차장은 오히려 나서는 것을 부끄러워했다. 얀센에서는 그의 공로를 치하하고 표창장을 수여하고 타운홀 미팅을 통해 미담 사례를 공유했지만 그는 여전히 쑥스럽다.

"그냥 살아서 다행이란 마음이에요. 제가 아닌 누구라도 그 상황을 봤다면 달려가 도왔을 겁니다. 육체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지 이사님이 힘드셔서 수술 후 5개월 후에야 병문안을 갈 수 있었는데, 어느정도 회복한 모습을 보고 정말 감사하단 생각뿐이었어요. 아, 어린이재단은 원래 회사 차원에서도 봉사활동 등 교류가 있었고 개인적으로 지원하고 있었던 곳이에요. 이번 일로 기부 활동이 확대돼서 기쁩니다."

지 이사의 사고는 물론 다신 일어나서는 안 되는 사고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인해 계열사지만 사실상 다른 회사라고 느껴졌던 J&J와 얀센은 하나로 뭉쳤다. 회사는 임 차장이 받았을 수 있는 정신적 충격에도 대비, 사내 프로그램을 활용한 심리상담을 제의하기도 했다.

J&J와 계열사 얀센은 창립때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신조(Credo)를 강조하고 있다.

첫번째는 환자와 의사, 두번째는 직원, 세번째는 공동체라는 내용과 '사람'에 대한 보살핌과 가치를 존중하는 이 회사의 Credo는 회사 곳곳 어디를 가도 걸려 있다. 한결같이 전파돼 온 Credo는 어쩌면 회사 임직원들에게도 가슴 깊이 새겨져 있는지 모르겠다.
어윤호 기자 (unkindfish@dailypharm.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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