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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오바마케어를 배워야 할 과학기술정책 3가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R&D기획단장·의료기술개발단장 김현철
데일리팜 2017-08-23 06:14:54 |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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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케어가 연일 화제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2/3가 찬성한다고 답변할 정도로 국민의 지지도가 높은 정책이다.

반면, 야당에서는 구체적 재원조달방안 마련 없이 건강보험의 보장성만 강화한다는 것은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거세고, 의료계에서는 저수가 구조에서 비급여마저 없어지면 수익하락이 불가피할거라는 우려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국민들은 내심 어차피 가야할 길이라면 잘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클 것이다.

7년전 오바마케어 법안이 통과될 당시 미국의 상황은 더 혼란스러웠다. 약 100년간 의료보험제도를 개혁하려고 했지만 공화당과 이익단체들의 로비로 번번히 실패한 전국민 의료보험제도 법안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던 약 4,700만명의 미국인을 건강보험에 가입시키고 보장성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미의회예산국은 오바마케어 세액공제 비용만 10년간 1조 1000억달러, 메이케이드 확대비용은 7,100억달러로 추산한 바 있어 공화당에서는 오바마케어를 ‘재난’이라고도 부르며 강하게 비판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오바마 정부는 다양한 비용 절감 메커니즘과 세수입 확대 정책을 추진하였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과학기술적인 측면에서도 3가지 핵심 정책을 병행하였다.

첫째, 의료정보의 디지털화이다. 2008년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대책 중 하나로 ‘건강정보기술법(Health Information Technology for Economic and Clinical Health, HITECH) Act’을 시행하면서 전자건강기록 시스템 도입으로 인한 건강정보의 상호운용성을 위해 300억달러를 투입하였다.

또한, 미국의료보험관리기관(CMS)와 보건부 산하 국가의료정보화국(ONC)의 EHR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통해 의료기관의 EHR 도입을 활성화하려고 하였다. 일단, 디지털화한 의료정보를 빅데이터화 한다면 의료기관의 의료의 질을 측정하기 용이해질 뿐만 아니라 빅데이터 R&D를 통해 의료의 질, 안전성,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의료의 질을 정확히 측정하고 비교해야만 오바마 케어에서 비중있게 다루고 있는 책임의료조직(ACO) 제도의 추진도 가능하다. ACO란 특정인구집단을 대상으로 의료의 질과 경제적 성과를 공동으로 책임지는 의료공급자 네트워크를 말한다.

둘째, 의료기술의 최적화이다. 2010년 오바마 케어법에 근거하여 의료기술의 비교효과연구 등의 임상연구를 수행하고 감독하는 독립된 비영리조직인 환자중심성과연구소(PICORI)를 설립한다. 미 정부는 PICORI에 연간 약 5,000억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의료기술의 효과와 위험을 비교하는 근거를 생성함으로써 의료비를 절감하고 의료의 질을 높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오바마 전대통령은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비교효과연구는 빨간약에 비해 같은 효과를 갖지만 저렴한 파란약을 환자가 바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라고 비교효과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셋째, 의료기술혁신의 촉진이다. 오바마 정부는 2016년 12월 21세기 치유법안을 가결시켰다. 이 법안은 정밀의료, 재생의료, 뇌연구 등에 10년간 48억달러의 R&D 지원, 바이오의약품, 혁신적 의료기기, 융합제품 등 혁신적 의료제품의 인허가 규제 개혁, 건강정보의 공유를 장려함으로써 첨단의료기술들의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오바마 정부에서는 오바마 케어로 전국민의 의료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려는 노력과 동시에 자칫 위축될 수 있는 혁신적인 치료법의 개발을 촉진하고 이에 대한 접근성이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함께 고민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각기 분야에서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아직까지 정책은 파편화되어 있고 투자도 부족하며 성과도 미흡하다. 의료정보의 디지털화 분야는 민간중심으로 추진되어 데이터간 상호운용성이 어렵고,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공유하기 위한 플랫폼도 없으며, 한때 가장 앞서 있던 EHR 보급률조차도 미국에 뒤쳐지고 있다.

최근, 보건의료 빅데이터의 경우 관계부처 합동으로 추진전략을 마련한 일은 고무적이다. 다만, 국민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범부처 차원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추진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다음으로, 의료기술의 최적화 분야는 매년 100억원 남짓 투자되고 있는 복지부의 ‘국민건강임상연구사업’이 유일하나, 그마저도 2017년에 종료된다고 하니 안타까울 뿐이다. 후속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 중이라고 하니 국민의 한사람으로써 긍정적인 결과를 희망한다.

마지막으로 의료기술혁신의 촉진 분야는 아직까지 기술공급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으며 혁신시스템 차원의 접근은 이뤄지고 있지 않다. 예를 들어, R&D 패러다임은 기초, 응용, 개발과 같은 고전적 단계별 연구방식에서 미충족 의료수요를 중심으로 한 통합적인 네트워크 연구방식으로 이미 전환되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과기정통부(기초연구), 복지부(응용연구), 산업부(개발연구)와 같은 부처별 역할분담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마크 트웨인의 말처럼 망치를 든 사람에게는 모든 게 못으로 보이기 마련이다.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일이 무엇인지 모두 머리를 맞대고 곰곰이 생각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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